# 크루즈가 선사한 첫 번째 목적지

바르셀로나를 출발해 밤새 밤바다의 부드러운 흔적을 따라 항해한 MSC 크루즈가 첫 번째로 닻을 내린 곳은 스페인 제3의 도시이자 오렌지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발렌시아입니다. 아침에 눈을 떠 객실 발코니 문을 열었을 때 뺨을 스치던 지중해의 눈부신 햇살과 싱그러운 공기는 밤새 배 안에서 휴식을 취한 손님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발렌시아는 수백 년의 세월을 간직한 중세 고딕 양식의 구시가지와 미래지향적인 현대식 건축물이 아주 묘하고 완벽하게 공존하는 독특한 매력을 가진 도시입니다. 가이드로서 손님들을 이끌고 투어 버스에 오르는 순간, 이 도시가 가진 반전 매력을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이고 깊이 있게 보여드릴 수 있을지 머릿속으로 최적의 동선을 다시 한번 복기하곤 했습니다.

손님들을 모시고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세계적인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가 설계한 '예술과 과학의 도시(Ciudad de las Artes y las Ciencias)'였습니다. 이곳은 하얀 콘크리트와 푸른 물이 어우러져 마치 미래의 우주 기지에 불시착한 것 같은 압도적인 풍경을 자랑합니다. 물 위에 떠 있는 거대한 조개나 우주선 같은 대형 건축물들을 배경으로 우리 단체 손님들의 기념사진을 찍어드릴 때, 사방에서 터지는 감탄사와 카메라 셔터 소리가 멈추지 않았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현대 건축의 극치를 감상한 뒤에는 분위기를 180도 바꾸어 웅장한 역사 정취가 흐르는 구시가지로 이동했습니다. 고풍스러운 발렌시아 대성당 내부로 입장해 예수가 최후의 만찬 때 사용했다고 전해지는 성배를 함께 관람하며 깊은 역사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기항지 투어는 이처럼 크루즈라는 편안한 움직이는 호텔을 그대로 둔 채, 매일 새로운 나라와 도시의 역사를 온전히 탐험할 수 있는 크루즈 여행만의 독보적인 장점이자 매력입니다.

# 발렌시아 도보 여행 코스 추천

  • 발렌시아 중앙시장(Mercado Central): 유럽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재래시장 중 하나로, 천장의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와 모자이크 장식 아래로 싱싱한 열대 과일과 스페인 전통 하몬이 끝없이 늘어서 있습니다. 이곳은 현지인들의 활기찬 삶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특히 시장 내부에서 즉석으로 착즙해 파는 100% 생과일 오렌지 주스는 인공 감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아, 도보 투어로 살짝 지친 손님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최고의 천연 피로회복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 미겔레테 탑(Torre del Micalet): 발렌시아 대성당 옆에 솟아 있는 팔각형 모양의 종탑입니다. 200개가 넘는 가파른 달팽이 모양의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 다소 숨이 차는 코스이지만, 탑 꼭대기에 올라섰을 때 발아래로 펼쳐지는 발렌시아 구시가지의 붉은 지붕들과 저 멀리 우리가 타고 온 크루즈 선박이 보이는 지중해의 탁 트인 파노라마 뷰는 계단을 오르며 흘린 땀방울을 모두 보상해 줄 만큼 아름답습니다. 관절이 다소 불편하신 어르신 손님들은 하부 광장의 노천카페에서 시원한 음료를 드시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이원화 동선을 짜는 세심함이 필요한 구간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