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널 나이트의 설렘과 코스 요리의 품격
크루즈 여행의 수많은 매력 중에서도 손님들이 매일 밤 가장 손꼽아 기다리고, 또 만족도가 높은 정점을 꼽으라면 단연 지정된 시간에 이용하는 정찬 레스토랑(Main Dining Room)에서의 식사일 것입니다. 매일 자유롭게 이용하는 최상층 뷔페와 달리, 이곳은 격식 있는 유니폼을 입은 전담 웨이터들의 품격 있는 서비스를 받으며 에피타이저(전식)부터 메인 요리(본식), 그리고 달콤한 디저트와 커피까지 정통 이탈리아 및 지중해 스타일의 코스 요리를 온전히 음미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많은 분들이 정찬 레스토랑에 처음 들어서실 때 메뉴판의 가격표가 없다는 사실에 놀라시곤 합니다. 크루즈 여행 비용에 이 화려한 코스 요리가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인데, 더 놀라운 점은 메뉴판에 적힌 요리를 개수 제한 없이 원하는 만큼 마음껏 주문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에피타이저가 마음에 들면 두 종류를 시켜도 되고, 메인 스테이크를 먹은 뒤 생선 요리를 추가로 요청해도 승무원들은 언제나 환한 미소로 접시를 가져다줍니다.
특히 일주일의 항해 중 한두 번 찾아오는 '포멀 나이트(Formal Night)'가 되면 선내의 공기는 완전히 다른 아우라로 채워집니다. 낮 동안 편안한 반바지와 샌들 차림으로 기항지를 누비던 우리 손님들도 이날만큼은 캐리어 깊숙이 아껴두었던 멋진 정장과 넥타이, 그리고 화려한 원피스로 옷을 갈아입고 정찬장에 등장하십니다. 쑥스러워하시며 레스토랑 입구에 들어서던 어르신 손님들이, 서로의 멋진 모습에 칭찬을 건네고 아트리움의 스와로브스키 계단 위에서 배우처럼 포즈를 취하며 인생 사진을 남기실 때 가이드로서의 보람은 최고조에 달하곤 했습니다. 서양식 정찬 매너와 복장 규정이 처음에는 조금 까다롭고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촛불이 켜진 테이블에 앉아 와인 잔을 부딪치며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매일 밤 서빙되는 요리를 기다리는 시간 자체가 크루즈 여행이 선사하는 가장 아름다운 예술로 다가오게 됩니다.
가이드로서 정찬 시간에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테이블마다 흐르는 소통과 손님들의 입맛이었습니다. 유럽 현지 셰프들이 조리하다 보니 가끔 한국인 입맛에는 소금이 과해 음식이 짜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저는 주방 총괄 매니저(Head Waiter)에게 다가가 우리 단체 테이블의 염도를 낮춰달라고 특별히 조율을 넣거나, 양식에 지친 어르신들을 위해 메뉴에 숨겨진 흰 쌀밥(Rice)이나 따뜻한 국물 요리 베이스가 있는지 확인하여 남몰래 서빙을 돕는 보이지 않는 정성을 기울이곤 했습니다.
# 정찬 레스토랑 이용 시 반드시 기억해야 할 매너
유료와 무료 음료의 명확한 구별: 정찬 레스토랑에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일반적인 얼음물 외에 따로 주문하시는 캔 탄산음료, 하우스 와인, 생맥주, 혹은 고급 수입 미네랄워터 등은 크루즈 카드로 요금이 청구되는 엄연한 유료 품목입니다. 탑승 전 선사의 '음료 패키지(Drink Package)'를 미리 구매하지 않으셨다면, 주문하시기 전에 승무원에게 무료 제공 범위인지 한 번 더 확인하시는 것이 나중에 정산서를 보고 당황하지 않는 비결입니다.
입장 시간 준수 및 드레스 코드 확인: 크루즈 정찬은 수천 명의 배식 동선을 위해 보통 1부(오후 6시 전후)와 2부(오후 8시 반 전후) 시스템으로 엄격하게 나누어 운영됩니다. 문이 열리고 약 15~20분이 지나면 레스토랑 문이 닫히고 입장이 불가하므로 정해진 시간을 지키는 매너가 필수적입니다. 또한 매일 아침 선상 신문을 통해 고지되는 오늘의 드레스 코드(이탈리안 컬러, 화이트, 캐주얼 등)를 미리 체크하여 매칭하는 것도 크루즈 문화를 즐기는 멋진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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