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항 전, 모두가 하나 되어 참여하는 안전 교육
바르셀로나 항구의 수평선 너머로 붉은 석양이 물들기 시작하면, 거대한 크루즈 선박이 곧 고동을 울리며 지중해를 향해 출항한다는 신호와 함께 아주 특별하고 엄숙한 훈련이 시작됩니다. 바로 해상인명안전협약(SOLAS)에 따라 선박에 탑승한 모든 승객과 승무원이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선상 대피 훈련(Muster Drill)'입니다. 과거에는 비상 사이렌이 울리면 방에서 투박한 주황색 구명조끼를 꺼내 입고 갑판 위에 빽빽하게 줄을 서서 인원 점검을 받아야 했지만, 최근 MSC 크루즈는 IT 기술을 접목하여 승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스마트한 디지털 방식으로 훈련을 진행합니다.
훈련이 시작된다는 선내 방송이 나오면, 손님들은 각자의 객실로 이동해 침대 앞 벽면에 설치된 대형 TV를 켜야 합니다. TV 화면에서는 비상 상황 발생 시 대처 요령, 구명 보트 탑승 위치, 그리고 구명조끼를 올바르게 착용하는 방법이 담긴 안전 비디오가 상영됩니다. 가이드인 저는 단체 카톡방과 객실 전화를 통해 모든 손님들이 영상을 누락 없이 시청하고 계시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합니다. 단순히 영상만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청을 마친 후 자신의 크루즈 카드 전면에 알파벳으로 적힌 지정 대피소(Muster Station - 주로 대극장이나 카지노, 대형 라운지 등 내부 공간)로 직접 걸어가야 합니다. 그곳에 상주하는 승무원에게 크루즈 카드를 띡 하고 태그하여 '안전 교육 이수 완료' 인증을 받아야만 비로소 이 법적 의무 훈련이 최종적으로 끝이 납니다.
이 과정에서 간혹 여행의 들뜬 기분에 취해 훈련을 무시하고 바(Bar)에서 술을 마시거나 침대에 누워 계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선사 측에서는 이수하지 않은 승객의 방 번호를 끝까지 추적하여 끊임없이 안내 방송을 하고 직원을 방으로 파견하기까지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리스트를 손에 쥐고 지정 대피소 길목에 서서 우리 손님들이 안전하게 카드를 태그하고 통과하시는지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습니다. "귀찮은데 왜 이런 걸 하느냐"며 처음에 투덜거리시던 손님들도, 가이드인 제가 타이타닉호의 역사나 해상 안전의 중요성을 진지하게 설명해 드리면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곤 했습니다. 모두의 안전이 완벽하게 확인된 순간, 배는 비로소 묵직한 고동 소리를 내며 드넓은 바다를 향해 부드럽게 미끄러지기 시작합니다.
# 가이드가 알려주는 객실(Cabin) 내부 소소한 기능 팁
항공기 스타일의 진공 흡입식 변기: 크루즈 객실 화장실의 변기는 일반 가정집과 달리 비행기나 고속열차에서 사용하는 강력한 진공 흡입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물 내림 버튼을 누르면 "콰르릉" 하고 순간적으로 엄청나게 거대한 소음이 발생하기 때문에, 처음 크루즈를 타시는 분들은 깜짝 놀라거나 고장이 난 줄 알고 가이드를 부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극히 정상적인 시스템이니 안심하고 사용하셔도 됩니다.
객실 개인 금고 100% 활용하기: 크루즈 여행 중에는 여권 원본이나 큰 단위의 현금, 한국에서 가져온 귀중품들을 매일 기항지에 들고 내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분실의 위험만 높아질 뿐이죠. 객실 옷장 내부에 마련된 디지털 금고에 본인만의 네 자리 비밀번호를 설정하여 귀중품을 안전하게 보관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단, 비밀번호를 잊어버려 금고가 잠기면 선장실 크루를 불러 마스터키로 열어야 하므로 비밀번호는 꼭 기억하기 쉬운 번호로 설정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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