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12시간에 걸친 길고 긴 남방 우회 항로 비행 끝에 드디어 비행기 창밖으로 이스탄불 시내의 화려한 불빛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동시에 품고 있는 찬란한 야경을 상공에서 마주하자, 오랜 비행으로 찌뿌둥했던 몸에 다시금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3편에서는 대장정의 본격적인 출발점인 이스탄불 국제공항의 압도적인 위용과 규모, 그리고 공항 입국장에서 벌어진 아찔했던 길 잃음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풀어내어 유익한 정보를 전달해 드립니다.

1. 광활한 이스탄불 공항 면세 구역에서 길을 잃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안착하고 내려서 입국 심사장으로 걸어가는 길은 과장을 조금 보태 끝이 없는 마라톤 코스와도 같았습니다. 이스탄불 공항은 밖에서 듣던 것 이상으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거대했습니다. 게이트에서 빠져나와 위탁 수하물을 찾는 무빙워크까지 꼬박 20분 이상을 걸어야 했죠. 통유리로 빛나는 화려한 럭셔리 브랜드 면세점들과 이국적인 인테리어에 넋을 잃고 한눈을 팔다가, 그만 앞서가던 패키지 일행들의 줄을 놓치고 마는 아찔한 에피소드가 발생했습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키가 큰 낯선 외국인들뿐이고 안내 표지판은 영어와 튀르키예어뿐이라 순간 심장이 쿵쾅거리고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스마트폰 로밍도 켜지 않은 상태라 연락할 방법도 막막했죠. 다행히 저 멀리 수하물 벨트 근처에서 번쩍 들려 있는 인솔자 가이드님의 미팅 피켓을 극적으로 발견하고 필사적으로 뛰어갔습니다. 패키지여행 첫날에는 공항 내부가 워낙 넓고 전 세계에서 몰려든 인파가 많으므로, 가이드의 깃발이나 피켓을 절대 시야에서 놓치지 않도록 집중해야 합니다.

2. 입국장 밖에서 마주한 형제의 나라와 첫날의 공기

입국 심사를 무사히 마치고 무거운 캐리어를 끌며 공항 광장 밖으로 나오니, 현지인 로컬 가이드분이 환한 미소로 우리 팀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튀르키예어로 환영한다는 뜻의 "호쉬 겔디니즈(Hoş geldiniz)"라는 따뜻한 인사를 직접 들으니 비로소 제가 진짜 튀르키예 땅을 밟았다는 현실감이 벅차게 밀려왔습니다. 공항 자동문을 나서자 2024년 이스탄불 특유의 선선하고 이국적인 밤공기가 온몸을 기분 좋게 감쌌습니다. 첫 숙소로 이동하는 전용 버스 안에서 현지 가이드분은 한국과 튀르키예가 왜 그토록 애틋한 '형제의 나라'로 불리는지 역사적 비하인드 스토리를 유창한 한국어로 설명해 주셨는데, 피곤함도 잊을 만큼 그 흡입력이 대단했습니다.

[팩트체크] 한국과 튀르키예, 진짜 형제의 나라일까? 많은 한국 사람이 1950년 6.25 한국전쟁 당시 튀르키예가 UN군 일원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대규모 파병(약 1만 5천 명, 참전국 중 4위 규모)을 와주어 피를 나눈 형제의 나라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역사적인 명백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정서를 더 깊이 거슬러 올라가면 고대 아시아 대륙에서 고구려와 끈끈한 동맹을 맺었던 유목 민족 '돌궐(突厥)'족이 바로 튀르키예인의 조상입니다. 돌궐을 튀르키예어로 발음하면 '튀르크'가 됩니다. 즉, 혈연과 역사적 뿌리에서부터 수천 년간 아주 오래된 유대 관계를 맺고 있었던 셈입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3·4위전에서 보여준 양국의 뜨거운 응원전도 이런 역사적 배경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이러한 정서 덕분에 현지인들은 한국 관광객(코렐리)에게 유독 친절하고 정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3. 이스탄불 신공항의 엄청난 건설 규모 비하인드

공항 인근에 위치한 첫날 5성급 호텔로 향하는 전용 버스 안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공항 터미널의 외관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미래 도시 같았습니다. 가이드분은 이 공항이 전 세계 항공 허브의 판도를 바꾼 기념비적인 국가 주도 건축물이라고 자랑스럽게 설명했습니다.

[팩트체크] 이스탄불 국제공항(IST)의 위상과 규모 우리가 이용한 이스탄불 신공항은 시내와 가까웠던 기존의 아타튀르크 공항이 폭발적인 관광객 수요로 포화 상태에 이르자, 이를 완전히 대체하기 위해 2018년 10월 흑해 연안에 새롭게 개항한 공항입니다. 총부지면적만 무려 약 7,650만 ㎡로 인천국제공항 전체 면적의 약 1.4배에 달하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여객 터미널 공항입니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3개 대륙의 한가운데 교차점에 위치한 지정학적 이점을 완벽하게 살려, 모든 탑승동이 완공될 경우 연간 2억 명 이상의 엄청난 여객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공항 면세 구역 자체의 끝에서 끝까지 도보로 30분 이상이 걸릴 정도로 워낙 거대하므로,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하는 출국 날에는 최소 비행기 탑승 3~4시간 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여유롭게 탑승 수속을 밟고 면세점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