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인의 삶이 살아 숨 쉬는 골목 탐방
박물관이나 성당도 좋지만, 그 도시의 진짜 얼굴과 가공되지 않은 날것의 매력을 보려면 시장으로 가야 합니다. 팔레르모 기항지 투어 중 손님들을 모시고 방문한 '카포 시장(Mercato del Capo)'은 지중해의 풍요로움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환상적인 공간이었습니다. 좁은 골목길 양옆으로 천장 높이 쌓여 있는 황금빛 시칠리아 레몬, 갓 잡아 올려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참치와 온갖 싱싱한 해산물, 그리고 이국적인 향을 풍기는 향신료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여기에 이탈리아 특유의 정취가 가득 묻어나는 상인들의 우렁차고 리드미컬한 호객 소리가 시장 통을 가득 채우고 있었죠. 활기 넘치는 상인들과 서툰 이탈리아어로 인사를 나누며 눈을 맞추는 손님들의 얼굴에는 여행이 주는 순수한 즐거움과 설렘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가이드로서 이렇게 좁고 복잡한 시장 골목에서 수십 명의 단체 인원을 인솔하는 것은 엄청난 집중력과 긴장감이 필요한 일입니다. 현지인들과 사방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뒤엉켜 대열이 조금만 지체되어도 순식간에 일행이 끊어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저는 항상 깃발을 높이 들고 맨 뒤에 계신 어르신들의 발걸음 속도를 수시로 체크하며 천천히 전진하곤 했습니다. 중간중간 유쾌한 시칠리아 상인들이 손님들에게 맛보라며 건네는 특산 견과류나 말린 과일을 함께 나누어 먹으며 걷다 보니, 시장의 거친 활력은 어느새 우리 팀 전체를 하나의 신나는 축제 분위기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박물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인간미 넘치는 소통이 바로 시장 투어의 진짜 묘미입니다.
# 시칠리아에서 꼭 먹어야 하는 미식 미션
시장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먹거리였습니다. 시칠리아에 오면 무조건 맛보아야 하는 디저트가 있는데, 바로 '카놀리(Cannoli)'입니다. 영화 <대부>에서 "권총은 두고 카놀리는 챙겨라(Leave the gun, take the cannoli)"라는 명대사로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바로 그 전통 과자입니다. 바삭하게 튀겨낸 관 모양의 페이스트리 튜브 속에 신선하고 달콤한 리코타 치즈 크림을 주문 즉시 듬뿍 채워 넣는 것이 특징입니다. 달콤한 카놀리를 한 입 크게 베어 물고 이탈리아식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들이키면, 시칠리아의 거친 매력이 입안 가득 달콤함으로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최고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아란치니(Arancini) 추천: 밥 속에 고기 소스(라구)와 모차렐라 치즈, 완두콩 등을 넣고 동그랗게 뭉쳐 빵가루를 입혀 튀겨낸 시칠리아식 주먹밥 튀김입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면서도 고소해 한국인의 입맛에도 아주 잘 맞으며, 시장 도보 투어 중에 출출함을 달래주는 든든한 로컬 간식으로 단연 최고입니다. 손님들에게 한 분씩 아란치니를 쥐여 드렸을 때, 고향의 맛이 느껴진다며 감탄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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