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고롱고로 분화구의 풍경은 분명 압도적이었다.
전망대에 서서 거대한 분화구를 바라보는 순간 손님들은 물론 나 역시 자연이 만들어 낸 규모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프리카 여행의 진짜 시작은 어쩌면 그 다음부터였는지도 모른다.
바로 세렝게티로 향하는 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세렝게티를 이야기할 때 사자나 코끼리 같은 야생동물을 먼저 떠올린다.
물론 그것도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세렝게티는 동물보다 먼저 ‘끝없는 공간’이었다.
지도에서는 느낄 수 없는 거리
여행을 준비할 때 지도를 보면 응고롱고로와 세렝게티는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이동해 보면 느낌이 전혀 다르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계속 비슷해 보이는데 도착은 쉽게 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손님들도 신기한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 가지 공통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도대체 언제 끝나는 거죠?”
그 질문에 웃음이 나기도 했다.
왜냐하면 나 역시 처음 이 길을 달릴 때 똑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하늘은 왜 다르게 느껴질까
이동하는 동안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하늘이었다.
한국에서도 하늘을 볼 수 있지만 아프리카의 하늘은 느낌이 다르다.
시야를 가리는 건물이 거의 없고 끝없이 펼쳐진 평원이 이어진다.
그래서 하늘이 더 넓어 보인다.
구름 하나조차도 훨씬 크게 느껴진다.
버스 창가에 앉아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마도 많은 여행자들이 아프리카를 특별하게 기억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런 풍경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 석양과 함께한 롯지 |
손님들의 표정이 바뀌기 시작한 순간
인솔자로 여행을 하다 보면 손님들의 표정을 자주 보게 된다.
처음에는 낯선 환경에 긴장하던 분들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여유를 찾는다.
세렝게티로 향하는 길에서도 그랬다.
처음에는 모두 카메라를 들고 창밖 풍경을 찍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카메라보다 눈으로 풍경을 담기 시작했다.
그만큼 사진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풍경이었기 때문이다.
넓은 초원과 하늘.
그리고 가끔씩 나타나는 야생동물들.
그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었다.
관광지가 아닌 자연 그 자체
유럽 여행에서는 유명 건축물을 보러 간다.
동남아 여행에서는 휴양지를 찾는다.
하지만 세렝게티는 조금 다르다.
특별한 건물이 있는 것도 아니고 화려한 관광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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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지 데크 |
그저 자연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바로 그 점이 특별하다.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수천 년 동안 존재해 온 자연을 그대로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렝게티에서는 관광객이 아니라 탐험가가 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인솔자도 잠시 여행자가 되다
인솔자는 늘 시간을 확인하고 다음 일정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세렝게티로 향하는 길에서는 나 역시 잠시 여행자가 되었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었던 시간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 순간만큼은 업무도 일정도 잠시 잊고 순수하게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아마 손님들도 비슷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동 시간이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불평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모두가 그 풍경을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를 이해하기 시작한 순간
세렝게티로 향하는 길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었다.
아프리카라는 대륙의 규모를 몸으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끝없는 초원.
끝없는 하늘.
그리고 인간보다 훨씬 큰 자연.
그 풍경을 바라보며 나는 비로소 아프리카를 조금 이해하게 된 것 같았다.
그리고 앞으로 만나게 될 세렝게티가 더욱 기대되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서는 드디어 세렝게티 초원에서 맞이한 첫 사파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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